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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컵 절반찼다'는 韓평가에도 日은 입장불변…대일외교 '변수'

韓해법 발표 이후에도 '강제징용 표현 적절치 않아' 기존 입장 고수
단기간 내 급반전 어려워…"여론 이해할 수 있는 상황 있길 기대"

문장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3/12 [16:51]

'물컵 절반찼다'는 韓평가에도 日은 입장불변…대일외교 '변수'

韓해법 발표 이후에도 '강제징용 표현 적절치 않아' 기존 입장 고수
단기간 내 급반전 어려워…"여론 이해할 수 있는 상황 있길 기대"

문장훈 기자 | 입력 : 2023/03/12 [16:51]

▲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 이후에도 일본이 이 사안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조만간 열릴 한일정상회담에서 나올 일본측 의견 표명에 관심이 쏠린다.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은 정부의 대일 외교 추진에 대한 여론의 향방과도 직결되어 있어서다.

한국이 '대승적 결단'을 강조하며 먼저 손을 뻗었음에도 일본이 보여주는 태도는 양국 관계 개선과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국내 부정적인 목소리를 잠재우는데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지난 9일 일본 중의원 안전보장위원회에 출석해 강제 동원이란 표현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또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이 끝난 일이라고 말했다.

하야시 외무상의 발언은 그간 공식적으로 밝힌 강제징용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으로 일본 정부의 새로운 의견은 아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1년 4월 일제 강점기에 징용 등의 여러 형태로 동원된 이들이 강제 노동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견해를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하고 이 입장을 국내외적으로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월 31일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국가별 정례 인권검토(UPR) 절차에서 "당시에는 자유의사에 따라 일본으로 온 노동자들, 관(官)의 알선이나 징발 등으로 일하게 된 노동자들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제공된 노동이 국제 노동협약에 나오는 '강제노동'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해법을 발표한 지 3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서 나온 햐아시 외무상의 발언은 양국 현안 해결 의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하야시 외무상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해법 발표 당일, 기시다 총리와 하야시 외무대신은 일본 정부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음을 상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동 선언의 정신을 변함없이 계승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강제징용의 근원인 식민지배 전체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담고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는 12일 아사히 신문이 보도한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는 위안부 합의 당시와 달리 피해자에게 설명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 반영해 왔다"며 "양국 정부는 피해자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발언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강제징용 정부 해법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해법으로 물컵의 절반이 찼다며 나머지 반을 채우는 것은 일본의 몫임을 강조했지만 우리 정부와 피해자 측의 요구에 대한 일본의 구체적 응답은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의 배상 참여가 없는 '제3자 변제'를 통한 정부 해법에 대한 국내 긍정 여론도 그다지 높지 않다.

지난 10일 한국갤럽이 정부 발표 직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는 '일본의 사과와 배상이 없어 반대한다'고 답했다.

향후 한일 관계 방향에 대해서도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서둘러 개선할 필요 없다'는 의견은 64%로 집계됐으며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질문엔 '반성하고 있다'는 대답은 8%에 불과했다.

정부는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여론이 단기간에 급반전되기는 어렵다는 인식하에 꾸준한 일본과의 소통을 통해 일본 측의 호응을 점진적으로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론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10일 외신기자들을 만나 강제징용 문제 대한 일본의 호응 시점에 대해 "언제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한일 관계 진전이 되면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 여론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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