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의사 수를 늘리기 위해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줄였던 351명을 원상 복귀하는 것부터 500명 이상 늘리는 것까지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3학년도 기준 총 38개 의대 정원은 3천58명으로 의대 1곳당 평균 모집 인원은 80여명이다. 의대 증원을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예단하기 쉽지는 않지만 만약 최대 500여명으로 증원 규모가 확정된다면 6개 이상의 의대가 신설되는 것과도 같은 효과가 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의대뿐만 아니라 이공계 학과 등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입시업체들은 일단 정원이 늘더라도 의대 합격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점수 차이가 아주 근소해 의대 신입생을 좀 더 뽑는다고 해도 점수가 가시적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해 오히려 최상위권 학생들의 분산보다 집중 효과가 클 것"이라며 "이공계와 문·이과 모두 합격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의대는 올라가고 있다. 준비를 안 하던 학생까지 가세하는 현상이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최근 3년 치를 놓고 봤을 때 학생 수는 감소하고 약대 학부도 새로 들어왔지만 의대 합격선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2학년도부터 약대가 전국 37개 대학에서 1천743명 규모로 학부 선발로 전환했지만 의대 합격선은 오히려 상승했다. 전국 31개 의대의 정시 합격선은 일반전형 기준으로 2020학년도 97.4점에서 2022학년도 97.9점으로 올랐다.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의대 쏠림' 현상이 더 심화해 첨단학과 등 다른 이공계 학과들의 합격선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첨단학과 정원도 2024학년도부터 전국 4년제 일반 대학에서 1천829명(수도권 817명·비수도권 1천12명)이 순증된다. 여기에 서울대 218명, 고려대 56명, 연세대 24명 등 소위 'SKY' 대학 정원도 총 298명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첨단학과 정원이 늘어난 상황에서 의대 정원까지 확대되면 첨단학과 지원이 더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반적으로 최상위권의 첨단학과 지원이 줄어 흥행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흥행이 저조한 가운데 중상위권 학생들이 오히려 첨단학과로 소신 지원을 해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아직 사회에서 의사를 대체할만한 직종이 없다. 이공계는 보상이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의대는 확실하다"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의대 말고 다른 것을 추천하기 어려운, 다른 쪽에 비전이 있어 보인다고 말하기 어려운 사회 구조"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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