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원 “금융당국, 정책성보험 남발하지 말아야”
금융당국, 실효성 없는 정책성 보험 남발시켜
김민철 기자 | 입력 : 2014/11/15 [23:58]
금융소비자원은 “정부가 주도하여 추진하였거나 추진되고 있는 정책성보험은 매번 실효성이 거의 없고 사회적 낭비만 초래하므로 더 이상 남발되어서는 안되며, 남발을 방지하기 위해 처음부터 실효성을 검증하고 이미 추진한 건에 대해서는 관련자 책임을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정책성보험’이란 정부(금융당국)가 특정 취약계층의 복지를 달성하기 위해 제안하고 보험사를 독려하여 판매하는 보험을 말한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정책 입안 시 시장의 수요를 면밀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발표한 후 보험사들을 종용하여 판매하다 보니 시장에 안착하는 경우는 드물고,
‘1회성 정책홍보용 상품’으로 전락되는 사례가 많다. 과거에 판매한 자전거보험이 대표적인 사례이고, 최근에 장애인연금보험, 피싱·해킹보험, 4대악 보상보험, 노후실손의료보험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정책성보험은 다음과 같은 한계와 단점으로 인해 당초부터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금소원은 주장했다. 다음은 금소원이 밝힌 한계와 단점이다. 첫째, 정책성보험은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 사고의 피해를 사후적으로 보상하는 수단이므로, 정책성보험으로 목적을 달성하려는 금융당국의 발상은 잘못이다. 사례로, 4대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은 국가가 나서서 근본적으로 예방해야 함에도 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잘못이다.
둘째, 금융당국이 국가의 책임을 개인과 보험사에 전가하는 것은 잘못이다. 보험료의 일부를 국가가 부담하지 않고 가입자에게 전액 부담시키며 생색을 내기 때문이다. 사례로, 노후실손의료보험은 고령층을 위해 도입한 보험인데, 고령층은 대부분 생활비도 모자라는 판에 매년 인상되는 보험료를 전액 스스로 부담해서 노후의료비를 해결하라는 것은 잘못이다.
셋째, 금융당국이 현장의 수요를 무시하고 밀어 부치기로 추진하는 것은 잘못이다. 아무리 좋은 보험도 가입자가 낼 보험료가 없으면 ‘그림의 떡’인데, 금융당국이 이를 외면한 채 서둘러 출시하는 것은 결코 옳은 정책 방향이라고 볼 수 없다.
넷째, 금융당국이 보험사를 독려(압박, 지시)해서 추진하는 것은 잘못이다. 보험사들은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이므로 리스크가 높고 수익성이 낮은 보험을 판매할 이유가 없다. 지금까지 정책성보험들이 대부분 정부 주도로 추진되었고 보험사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판매하는 시늉만 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다섯째, 금융당국은 정책성보험이 출시될 때만 관심을 갖고 그 후에 방치하는 것은 잘못이다. 출시 초기엔 생색을 내며 관심을 갖지만, 그 후에는 관리를 하지 않아 실적이 저조하다. 그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책임을 따져 묻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매번 반복하며 정책성보험을 남발하는 것이다.
금소원 오세헌 보험국장은 “금융당국은 시장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정책성보험을 무리하게 남발할 것이 아니라, 가입자들이 스스로 가입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보험사들이 자발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선별, 추진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금융당국은 출시 이후에도 실효성을 거둘 수 지속적으로 관심과 지원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