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테러는 국제관계 분야에서 메가톤급 사건으로서, 한국에 치욕적인 불명예와 악영향을 안겼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 더구나 세계 최강국 외교관 수장이 주재국의 중심지에서 열린 정식 회의장에서 치명에 가까운 피격을 받은 것은 세계를 놀라게 하는 일이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은 피를 흘리며 함께 싸운 동맹국이고, 현재도 안보와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지원과 협조를 나누는 가장 가까운 우방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이 크다. 다행히 리퍼트 대사가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 안정상태임은 안도가 된다. 병원 측 발표로는 리퍼트 대사가 안면에 11센치의 길이와 3센치 깊이의 상처를 입었으며, 팔에도 3센치의 관통상을 입어 수술을 2시간 반이나 받았다. 6주 정도가 지나야 신체적 기능이 회복될 것이며, 안면상해가 1센치만 더 아래에 이르렀으면 경동맥을 상해 위험했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가장 우려된 것은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이었다. 현재로서는 한국이 미국에 최상의 사후 예의를 표하고 있고, 미국도 폭력에 대한 규탄 외에는 외교적인 불만 표시를 자제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투명한 수사와 조치, 그리고 진정한 유감 표시가 뒤따른다면 한미동맹에는 큰 변화없이 견지될 전망이다. 피의자와 극좌파들이 반대하는 한미군사훈련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피의자 김기종에 대한 수사가 경찰과 검찰에 의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피의자의 과거 일본 대사에 대한 돌 투척과 8차례의 북한 방문 사실 등을 미루어 배후세력에까지도 수사가 확대될 것이다. 구속영장도 청구됐고, 압수수색도 진행된다. 차제에 진보라는 미명 아래 반국가적인 행태를 일삼던 극단적인 운동권의 실체도 들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의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들이 구성한 기구가 활동도 없는 유명무실한 오랜 단체에 초청장을 발급한 일과 전과자를 제지없이 입장시킨 점, 주빈인 대사의 신변을 철저히 보호하지 않은 책임은 면치 못할 것이다. 또 배치된 요원들이 실질적인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경찰의 엉성한 직무태도와 셔먼 미 국무 차관의 일본 편중 발언 후 한국과 미국간에 다소 예민해진 상황에서 미국대사의 보호를 소흘히 한 관계 당국의 느슨한 경계의식도 도마에 오를 것이다. 비 온 뒤 땅이 다져지듯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당사자들이 모두 성찰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오히려 좋은 미래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우리 외교가 미국과의 관계를 더 굳게 할 수도 있고, 공안도, 경비도, 단체와 조직의 운영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사회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나름 새롭게 형성되도록 만회하고, 나아가 그 이상의 장을 열어야 한다. 전화위복으로도 삼을 수 있다. 이참에 미국과의 접촉에서 미국이 아시아 중시 정책 중 한국을 일본의 다음에 놓는 순위 설정을 바꾸도록 요구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의 계략 때문에 미국의 일본 우위 전략은 점점 더 굳어질 것이며, 그 결과 미국과 중국, 일본의 틈새에서 한반도에는 언제든 헤어나기 더 힘든 세력싸움의 검은 먹구름에 휩싸일 것이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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