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제)의 배치문제로 고민에 휩싸였다. 한국에게는 사드 배치의 본질이 국가 안보지만, 미국과 중국 양측으로부터 각각 다른 압력을 받고 있어 외교적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오키나와와 한국배치를 희망하고 있고, 중국은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이 사드의 배치를 선택한다면 중국의 거센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의 안보상황으로는 사드의 배치가 불가피하다. 북한의 노동과 은하 미사일은 고도가 70-100km이므로, 고도가 20-40km인 한국의 패트리어트 PAC2 저고도 방어로는 요격할 수 없어서 고고도용 사드(70-150km고도)가 필요하다. 북한은 최근 발사대를 동서로 이동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해 소형화 핵 탑재를 실험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고, EMP(해당지역 전자체계 마비 소형 핵)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핵 개발이 허용되지 않는 한국에게는 비대칭 무기의 방어와 요격 체계가 미룰 수 없이 절실해졌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인 KMD의 개발도 기다릴 여유가 없게 됐다. 사드는 AN/TPY-2 고성능 레이더로 120도 각도의 1000km까지 탐지해 1차는 고도에서, 2차는 저도에서 요격할 수 있고, 그 정보로 보조 요격체계에 공격명령도 내릴 수 있다. 북한 전 지역은 물론 베이징과 다렌, 산둥 발진 잠수함까지 세밀한 움직임을 포착한다.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이다. 중국은 한국에 경제적 불이익까지 암시하면서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도 극동지역이 포함됨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한국은 안보의 보루인 미국의 입장도 존중해야 되고, 제1 무역국인 중국의 요구를 외면할 수도 없다. 여당 안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주도로 논의가 오랜 잠복을 깨고 시작되었지만, 여당 내에서 뿐 아니라 야당의 반대기류도 만만치 않아 결론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전략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이 아니라, 모두 끌어안는 고도의 외교력에서 나와야 한다. 중국에게는 사드배치가 한국의 생존 문제임을 인정하도록 설득해야 된다. 중국의 반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NPT 에 복귀하도록 함을 전제해야 한다고 제시해야 한다. 미국에게는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로 한국의 입장을 보호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또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이행과 주한미군의 보호를 위한 배치인 만큼, 비용은 당연히 미국이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 사드 1포대에는 6기의 발사대 설치, 1발사대에 8발의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데, 1포대 설치에 2조원이 소요되며, 적어도 4포대 배치를 위해 8~10조의 예산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치 뒤 운영비도 발생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더 높은 고도의 SM-3배치 문제도 대두될 수 있다. 더 큰 틀의 외교전략은 사드 문제를 미국과 중국이 직접 나서도록 중간자가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배급체제까지 무너져가는 힘든 북한을 움직일 묘책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