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시장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샤오미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샤오미는 25일 올해 열린 마지막 신제품 발표회에서 전후면 듀얼 곡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신형 패블릿 미 노트2(Mi Note2)와 컨셉폰 미믹스(Mi Mix), 가상현실(VR) 헤드셋의 두 번째 모델을 공개했다.

 미 노트2의 가장 큰 포인트는 핸드폰 본체에 듀얼 곡면 디자인을 채택하고 전후면 3D 곡면 글래스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은 기존의 삼성 갤럭시 노트7과 S7 엣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샤오미는 판매가를 2799위안(한화 47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2000위안(한화 33만원)이상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됐다.

 또한 함께 출시한 가상현실 헤드셋은 이전의 VR 장난감 버전과 비교했을 때, 지연시간을 16ms까지 낮추는데 주력했으며 이는 경쟁사인 삼성의 기어 VR, 화웨이의 VR를 정조준 한 것으로 보인다. 어댑터는 샤오미의 기존 미 시리즈 스마트폰 5종과 호환할 수 있으며, 판매가는 199위안(한화 3만3천원)정도이다.

 샤오미는 지난 신제품(미5s, 미5s 플러스)이 상품 자체의 매력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이렇다 할 경쟁력이 없다는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더욱 이번 컨셉폰 미 믹스 모델에 만전을 가한 듯 하다.

 ‘미래에서 온 핸드폰’으로 홍보되고 있는 미 믹스는 현재 공식사이트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며 11월 4일 정식 판매한다. 가격 또한 3499위안(한화 67만원)이상으로 책정해 브랜드의 친숙도를 높였으며 샤오미 팬들 또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 광고에서 ‘가성비’만을 강조했다면, 이번 두 모델에 대해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고급화 전략과 디자인에 중점을 두었다. 미 믹스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자이너 필립 스탁이 직접 디자인했다.

 필립 스탁은 로켓발사대 외관의 레몬착즙기, 스티브 잡스의 개인 유람선, 투명의자 등을 개발했고 독일의 레드도트 디자인 어워드, iF디자인 어워드, 어도비 디자인 어워드 등 각종 국제 시상식에서 수상을 거머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이다.

미 믹스가 이룬 가장 큰 혁신은 6.4인치의 전면 디스플레이다. 본체는 아이폰7 플러스와 비슷하지만 화면을 23% 늘렸고 이 화면이 차지하는 비중도 91.3%에 달한다. 화면 위쪽에는 흔히 볼 수 없는 스피커와 전면 카메라를, 근접 센서와 압전 세라믹 리시버로 기존의 적외선 방식을 개선하였다. 압전 세라믹 소재 가격만 하더라도 이미 1000위안(한화 17만원)을 넘어선다.

 한편 샤오미는 올해 하락세로 고전하고 있다. IDG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샤오미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가는 2014년 189달러(한화 22만원)에서 2015년 149달러(한화 18만원)로 하락했다. 이는 샤오미 제품의 각 판매부문에서 1000위안 이하의 저가 제품 홍미(红米)시리즈의 비중이 매년 상승하여 좋은 판매 실적을 가져왔음에도 전반적인 브랜드 가치를 하향시킨 결과였다. 이러한 추세는 좋은 징조로 볼 수 없으며, 올해 접어들어 샤오미는 미·홍미 시리즈 간 차별화를 이루고자 노력해왔다.

 샤오미는 그간 젊은층 사용자들을 주요 마켓팅 타겟으로 삼으며 가성비를 강조하였기 때문에 광고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 7월, 샤오미는 홍미 신제품을 위해 영화배우 오수파(吴秀波), 류시시(刘诗诗), 류호란(刘昊然)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각각 70허우, 80허우, 90허우 유저층을 공략했고 ‘국민 핸드폰’이라는 컨셉을 내걸기도 하였다.

 현재 샤오미는 거액을 들여 미 노트2의 광고모델로 양조위(梁朝伟)를 선택했으며 왕가위(王家卫) 감독과 작업해온 촬영감독인 하영강(夏永康)의 지휘 아래 3편의 광고를 촬영하였다. 이로써 샤오미는 브랜드의 저렴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한편, 하드웨어와 가성비에 매달리지 않고 디자인을 중시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또한 중국 내 스마트폰 경쟁시장에서 역전 당해온 샤오미는 반대로 경쟁사들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기존 온라인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샤오미는 이제 오프라인 판매를 올해 주요 과제로 삼았다. AS서비스만을 담당했던 샤오미즈자(小米之家)는 현재 적극적으로 입지를 적극적으로 입지를 선정하고 매장 인테리어에 신경 쓰는 한편, 전기밥솥, 공기청정기 등 핸드폰 이외의 샤오미 제품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미 34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레이쥔 회장은 지난 하계 다보스 포럼에서 향후 3,4년 동안 1000여 개의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밖에도 샤오미는 쑤닝(苏宁), 궈메이(国美) 등 과의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샤오미의 또 다른 중요 과제는 공급망 관리다. 연초 미5의 인기가 높았지만 공급 부족으로 인한 손실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레이쥔 회장은 스마트폰 연구개발과 공급망 관리팀을 함께 관리하기로 결정하였으며 그 책임자이자 샤오미 공동창업자〮부대표인 저우광핑(周光平)에게 수석연구원 자리를 위임했다.

 현재 미 노트2의 곡면 디스플레이는 생산량과 수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는데 미 믹스 또한 현 단계에서는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 이와 같이 샤오미는 앞으로 공급망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여러 해 동안 고속성장을 이어온 회사에게 슬럼프는 피할 수 없는 시장의 법칙이다.

지금의 하락세는 아직 젊은 기업인 샤오미에게 결코 악재라 할 수 없으며, 빠른 시일 내에 올바른 방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