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법률 미꾸라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짓말 꼬리가 붙잡혔다.

 시종일관 꼿꼿한 자세로 모르쇠 전략으로 나왔던 김 전실장의 눈빛이 흔들리고 처음으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7일 오후 10시를 넘겨서 국회에서 진행 중인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그동안 줄곧 "최순실은 모른다. 언론 보도이후에 알았다. 전혀 들어본 바도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시민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영상 하나를 청문회장에서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2007년 7월 19일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후보의 검증 청문회가 진행된 영상이었다. 유투브 동영상에 4분 10초쯤 '최태민,최순실 '이름이 나오고 김기춘 당시 법률단장은 배석한 화면이 여러번 잡혔다.

 그 자리에는 당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 역시 앉아있던 장면이 포착이 되었다. 해당 내용은 '주식갤러리'라 불리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네티즌들이 발굴해 박영선 의원 측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의원은 이를 추궁하며 김기춘 전 실장을 강하게 몰아부쳤다.

 "법률지원단장이던 김 전 실장이 최순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영상을 본 김기춘씨는 "최순실 이름을 못 들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름은 그전에 알았을 수도 있지만 만난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는 청문회 초반 최순실을 최근에 알았다고 주장한 김기춘씨의 주장과 전면 배치된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이에 "정윤회 문건 파동시에도 틀림없이 최순실의 이름이 거론됐다. 그 이후 보도내용엔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가 최순실'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당시 최순실이 최태민 딸이라는 걸 몰랐다는 거냐"고 물었다.

 김 전 실장은 그러자 "당시 조응천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없고 정윤회라는 이름만 있었고, 11월28일 세계일보의 기사에도 최순실 이름은 안나왔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의 거짓말이 들통나자 청문회장의 야당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그를 질타하며 분개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오늘 김기춘 실장은 하루 종일 모른다로 일관하고 모른다고 한 게 100번은 넘는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김 전 실장은 "나이가 들어서"라면서 "최순실이란 이름은 못들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최순실을 만난 적 없다"고 증언을 일부 바꾸면서도 관계가 없음을 계속 주장했다.

 박영선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시민여러분의 힘으로 ‘최순실을 모른다’던 김기춘 증인의 실토를 들을 수 있었다“면서 ”이제와서 최순실 이름 못들었다 말하기 어렵다...“고 12시간만에 김 전실장의 거짓말을 밝혀낸 소회를 밝혔다.

박 의원은 “손혜원,안민석 의원에게도 같이 제보가 와서 힘을 합쳐 네티즌 수사대와 함께 한 일입니다.”라고 공을 시민들에게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