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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치 않았던 독도 출발

독도로 가는 길 (6)

이정식 / 언론인 | 기사입력 2014/05/28 [08:59]

순탄치 않았던 독도 출발

독도로 가는 길 (6)

이정식 / 언론인 | 입력 : 2014/05/28 [08:59]
▲ 독도경비대가 지키고 있는 독도의 동도

울릉도에 오징어가 없는 계절
그런데 이번에 갔을 때는 생물 오징어는 그림자도 볼 수가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오징어는 가을이 제철인데 그래도 6월부터는 구경은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간 5월엔 항구주변에 아예 보이질 않았다. 대학시절 갔을 때는 여름철이어서 그나마 오징어가 조금 잡혔었나 보다. 그래도 울릉도에 왔으니 오징어 이름 달린 식사를 하자고 하여 첫날저녁 김병규 작가와 1인분에 9천원짜리 오징어 내장탕과 문어회를 한접시 시켜 먹었다.

이번에도 도동항에서 하루 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지난 세월동안 도로가 제법 만들어져 도착 첫날 오후와 다음날 오후 등 두 차례에 걸쳐 관광을 할 수 있었다.
첫날 오후엔 도동항에서 중형 관광 버스를 타고 해변 도로를 따라 북면의 나리분지까지 갔다. 나리분지는 봉우리가 3400개나 되는 뾰족뾰족한 돌섬인 울릉도 안에서 유일하게 넓은 평지를 이루고 있는 곳이라고 하였다.
나리분지에는 울릉도의 재래식 집인 너와집과 투막집이 보존되어 있었다. .
너와집은 지붕을 널판지로 겹겹이 잇고 그 위에 큰돌들을 올려놓은 집인데, 돌이 굴러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투막집은 과거 우리 농촌의 볏짚으로 지붕을 한 초가집과 닮았다. 다만 볏짚 대신 억새를 썼고 추위를 막기 위해서인 듯 처마 아래에 억새로 길게 발을 만들어 늘어뜨린 것이 다른 점이었다.

▲ 울릉도 나리분지의 너와집

우리는 나리분지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 도동항으로 돌아왔다. 지도상에서 보면 순환도로가 완공되어 가던 방향(시계방향)으로 계속 가면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것보다 거리가 훨씬 짧을 것이었다. 울릉도의 순환도로라는 것이 해변을 평탄하게 도는 것이 아니라 몹시 가파른 길을 자주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는 험로였다.
버스를 타고 순환도로를 가는 동안 곳곳에 터널이 많았는데 특이한 것은 몇 개의 터널앞에 있는 신호등이었다. 신호등을 세워 놓은 이유는 터널이 좁아 차가 한대밖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빨간 신호등이 켜지면 기다렸다가 맞은 편 차가 지나간 후 파란 불이 들어오면 가야한다.

독도에 갔다온 16일 오후에는 저녁 6시 강릉가는 배를 탈 때까지 시간이 있었으므로 도동항에서 따개비칼국수로 점심을 한 후 저동항 쪽인 동쪽을 둘러보는 관광버스를 탔다. 봉래폭포에 올라갔다 내려와 더덕이 많이 난다는 죽도와 저동항이 내려다 보이는 내수전망대, 그리고 저동항의 촛대암을 본 것이 전부였다.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순탄치 않았던 출발, 여객선 선원들의 갑작스런 파업
이번 독도 여행도 출발때는 순탄치 않았다. 15일 오전 9시에 묵호에서 울릉도행 여객선을 탈 예정이었는데, 1시간 전에 선원들의 갑작스런 파업으로 운항을 못하게 됐다고 했다. 강릉항에 다른 배편이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차를 몰아 11시에 출발하는 쾌속선을 탔다.

나는 14일 밤 서울에서 김병규 작가가 사는 진천까지 내려가 잠시 눈을 부친 후 15일 새벽 김 작가의 짚차를 타고 예약한 여객선이 떠나는 묵호로 갔다.
묵호에 도착하니 아침 6시 반쯤 되었다. 묵호 어항에 잠시 들렀다. 밤 사이 고기잡이 나갔던 작은 어선들이 하나 둘씩 들어왔다. 돔, 광어, 삼치 등 펄쩍펄쩍 뛰는 싱싱한 생선들과 멸치 등이 배에서 내려졌고 그자리에서 경매가 시작되었다.
어항의 아침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후 인근 식당에서 곰치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묵호항 여객터미널로 갔다.
당초엔 울릉도에서 2박을 하고 17일에 돌아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므로 여객터미널 주차장에 3일치 주차료를 미리 내고 대합실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배가 못 떠난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던 것이다.
선원들의 파업으로 배가 갑자기 출항을 못 하는 일은 매우 드문데, 이날 파업은 배의 소유주가 바뀌면서 선원들의 고용 보장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직원들에게 알려지게되자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주차료를 환불 받고 묵호항에서 강릉항으로 급히 달려가면서, “독도 한번 가기가 정말 쉽지 않구나, 오늘 못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7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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