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검찰은 재승인 심사 당시 방통위원들과 심사위원들을 대부분 불러 조사했다. 또 심사 업무를 담당했던 방통위 간부 중 한 명은 구속됐으며, 한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책연구위원과 비서실장 등 인사들도 모두 검찰 조사를 받았다. 24일 정치권과 관가, 방송계 등에 따르면 250여 명으로 알려진 방통위 사무처 직원 중 30명가량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거나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직원들 각자가 느끼는 충격과 공포도 한계치를 넘었다고 한다. 게다가 지난해 9월부터 세 차례 이어진 검찰의 압수수색에 이어진 간부 구속 사태에 더해 감사원 감사와 국무조정실 감찰까지 방통위를 에워싼 전방위 압박이 계속되면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열렸던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여권 인사들과 이동통신 3사 사장들이 모두 불참한 것은 현재 방통위의 현주소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때문에 사무처 내부에서는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이 조금씩 표면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각에선 "결국 5기 방통위가 인위적으로든 자연적으로든 해소돼야 업무를 다시 본격적으로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까지 나온다. 방통위 안팎에서는 설 연휴 직후 한 위원장이 검찰에 출석할 것이란 관측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방통위 구성원들은 여러 '경우의 수'를 계산하며 조직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에 하나 검찰이 재승인 심사위원 구성과 관련해 한 위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해 그를 소환하고 기소한다면, 한 위원장에 대한 직무정지 또는 해임 조처가 뒤따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방통위원장은 임기가 보장돼 있긴 하지만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이므로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다. 한 위원장이 그동안 취해온 스탠스를 고려한다면 검찰 조사를 받기 시작한다고 해서 스스로 물러날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 직무나 외형, 위원 구성 방식에 손을 대기는 현재 국회 구조상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 지도 체제가 들어서고 올 하반기가 되면 업무에도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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