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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봄이 오듯 (5)

이정식 / 언론인 | 기사입력 2015/04/17 [15:32]

강 건너 봄이 오듯 (5)

이정식 / 언론인 | 입력 : 2015/04/17 [15:32]
▲ 좌로부터 필자, 고옥주 시인, 김춘환 여사, 임긍수 작곡가, 이안삼 작곡가(2015.3.24 세종문화회관, '제21회 신춘가곡의 향연'이 끝난 후 로비에서.

전업 작곡가

작곡가들은 아름다운 시나 가사에 곡을 붙이거나 자신이 작사 작곡을 모두 하기도 하지만, 학교의 교가, 회사의 사가, 교회가, 각 시(市)의 시민의 노래 등을 주문 받아 노래를 만들기도 한다. 때때로 오페라 작곡도 주문받는다. 임긍수 작곡가는 흔치 않은 전업작곡가이다. 음악교사로서의 편한 길을 가다가 중도에 전업작곡가로 방향을 바꿨을 만큼 작곡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남다르다. 임 작곡가는 <그대 창밖에서> <강 건너 봄이 오듯> 등의 가곡 뿐만아니라 <사랑하는 마음> <안개꽃 당신> 등 크로스 오버 곡도 많이 작곡하였다. 김삼환 명성교회 당회장 목사의 작사로 만들어진 <주님의 옷자락>은 유명한 성가곡 중 하나가 되었다.

 

또한 창작 오페라도 다섯편 작곡하였다. 첫 오페라는 군산시의 위촉으로 작곡한 채만식 원작의 <탁류>였다. 이후 <메밀꽃 필 무렵> <행주치마 전사들> <권율장군>을 작곡했고, 2011년에는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공모에 서기 613년 신라를 배경으로 화랑 김유신과 천관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천년의 사랑>이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오페라는 2012년 6월 대구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었다. 그러나 정성을 들여 작곡중이던 성가 오페라 <에스더>는 요청했던 교회의 사정으로 완성을 보지 못했다.

임긍수 작곡가는 2015년 10월에는 재미 동포들의 초청으로 미국 LA에서 ‘임긍수 가곡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브랜드가 된 평화음악회

 

 

▲ 제 5회 평화음악회 포스터 (2012.7)

한편, 임긍수 작곡가의 곡 만으로 꾸며진 평화음악회가 2008년부터 그간 다섯 차례 열렸다. 제1회는 예술의 전당, 2회는 국회의사당, 3회와 4회는 명성교회 월드 글로리아홀에서 열렸고, 5회는 2012년 7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같은 음악회가 5회나 계속되었으니 브랜드가 될 만한 일이다. 다음 제6회 평화음악회는 2016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 예정이다.

임 작곡가는 제5회 평화음악회 프로그램북에 실은 ‘감사의 글’에서 음악과 함께해온 삶에 대해 이렇게 술회하고 있다.

 

“지난 세월을 보면 이제 내 삶의 반 이상을 음악과 함께 해왔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 왔습니다. 나는 그렇게 음악에 빠져있었고, 내 모든 열정과 투혼을 실어 창작의 집념에 시간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청춘시절 곁에 함께 있던 많은 친구들이 사회생활에 접어들면서 얼마나 많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저버리고 현실 속으로 뛰어들어야 했던가! 더욱이 음악가의 길을 고집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오로지 이 힘으로 지금까지 나를 지켜온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이 되었습니다.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은 번데기를 까고 깨어 나와 하늘을 날고 있는 나비의 모습과 비유될까! 아무튼 그러한 희열을 느끼게 하고 이 기쁨이야 말로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임 작곡가는 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1976년 결혼한 김춘환 여사와의 사이에 딸과 아들(1남 1녀, 딸 임재의, 아들 임정우)을 두었는데 둘 다 독일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작곡가와 피아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며느리 김현지씨는 교사이며 성악가(소프라노)이다. 임 작곡가는 자녀가 음악을 전공한다고 했을 때 속으로는 안하기를 바랬다고 한다. 과거 임 작곡가가 고교를 졸업하고 음대에 진학하고자 했을 때 그의 부모님도 아들이 그 길을 가기를 원치 않으셨다고 한다. 그런데 후일 본인도 자식에 대해 그런 심정이 되었다. 자신이 걸어 온 음악의 길이 얼마나 힘든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전자는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60중반을 넘은 나이(1949년 생)에 전업작곡가로서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임긍수 작곡가. 그의 손길에서 후세에 길이 남을 명작이 많이 탄생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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