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1):세종경제신문
로고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1)

이정식 / 언론인 | 기사입력 2016/01/05 [22:17]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1)

이정식 / 언론인 | 입력 : 2016/01/05 [22:17]
▲ 시크릿 가든의 리더인 작곡가 롤프 러블랜드(오른쪽)와 바이올리니스트 피오뉼라 쉐리. 출처: CBS 창사 61주년 기념 시크릿 가든 초청 공연 프로그램북.

원래는 멜로디 뿐인 연주곡

과거에는 결혼식 등에서 가장 많이 불리던 노래가 이은상 작시 홍난파 작곡의 ‘탈대로 다 타시오 ---’로 시작되는 <사랑>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외국곡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유명한 유럽의 연주그룹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의 작곡가 겸 건반연주가인 롤프 러블랜드가 작곡한 이 곡은 선율도 아름답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가사 때문에 널리 불리는 것 같다. 가사는 번역한 것이 아니다. 원래 이 곡은 연주곡으로 만들어져 가사는 없고 멜로디뿐이었다. 곡에 우리말 가사를 붙인 것이다. 원제목은 이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Serenade to Spring)

한경혜 작사 롤프 러블랜드 작곡

 

눈을 뜨기 힘든 가을 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할까

창 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 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아--- 아--- 아---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가사 중에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는 아마도 젊은 연인들의 귀에 쏙 들어올 것이다.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이렇게 여운을 남기는 마무리도 좋다.

내용이 근사하니까 시기에 따라 9월의 결혼식에서는 <9월의 어느 멋진 날에>로, 4월엔 <4월의 어느 멋진 날에>로 바꿔 부른다.

 

봄의 노래가 가을 노래로 바뀐 사연

내게 이 노래의 한국어 가사와 관련해 늘 궁금한 것이 있었다. <봄의 세레나데(Serenade to Spring)>가 우리나라에서 <10월의 -----> 즉 가을의 노래로 바뀐 이유가 궁금했다.

그러던 중에 2009년 3월 작사자인 한경혜 씨와 차를 한잔 하게 되었다. 내가 청해서 당시 나의 목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처음에는 제대로 인터뷰를 해서 기사화 할 생각이었는데, 한 씨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매우 꺼리는 분이었다. 공식으로 인터뷰를 하자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 한 씨는 타인이 자기를 알아보는 것이 불편하다고 하였다. 그래서 라디오 출연은 해도 TV에는 안 나간다고 했다. 우리는 1시간 조금 넘게 그야말로 차를 한잔 하면서 서로의 책과 노래와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한 씨에게 ‘왜 이 가을 노래가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한 씨는 ‘사실 처음엔 제목을 원래 제목과 비슷하게 <5월의 어느 멋진 날에>로 하려 했었다’고 했다. 한 씨는 2001년 이 곡에 가사를 붙여달라는 기획사의 부탁을 받은 후 호주에 가 있었다. 호주는 서울과 날씨가 반대여서 여름에 서울에서 떠났지만 호주는 초겨울이었다.

 

호주의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호주는 10월이 봄이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가사는 호주에서 10월에 썼다. 4월이면 어떻고 5월이면 어떻고 10월이면 어떻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당초 제목으로 붙였던 5월보다는 10월이라는 느낌이 가슴에 더 다가왔다. 그래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로 바꿨다. 한 씨는 어떤 특별한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녀는 고심 끝에 가사를 완성한 후 시드니 조지타운의 어느 PC방에 들어가 메일로 서울의 기획사에 보냈다. 이 노래의 녹음이 서울에서 10월에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한 씨에게 ‘이 노래는 그래서 사철 노래다’라고 말했다. 그녀도 동의했다. 노래를 부른 바리톤 김동규 씨는 녹음실에서 한번 만났다고 했다.

한경혜 씨는 ‘아프리카’, ‘신세계’ 등 롤프 러블랜드의 다른 곡에도 가사를 썼다. 2001년 10월에 나온 김동규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계속)

  • 도배방지 이미지

포토/영상
이동
메인사진
무제2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