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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치인 윤석열의 위상: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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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치인 윤석열의 위상

송장길, 언론인 수필가 | 기사입력 2021/05/15 [17:23]

[칼럼] 정치인 윤석열의 위상

송장길, 언론인 수필가 | 입력 : 2021/05/15 [17:23]
광화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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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아직 정치제도권에 들어가지 않고 있지만 이미 장외의 걸출한 정치인이다. 현직 대통령도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지목했고, 제1야당에서는 다수가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을 정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일반 국민들의 정치 마인드와 비우호적인 여권에도 깊이 자리잡고 있다. 더구나 그의 행위 패턴으로 미루어 보면 가볍게 처신하거나 쉽게 포기하지 않고 검찰에서와 같이 도저한 직업의식을 견지하면서 정치활동을 오래 계속할 그림이 보인다.

송장길, 언론인 수필가
송장길, 언론인 수필가

윤석열이란 인물은 시의성을 업고 절묘하게 정치인이 되었다. 조국과 추미애, 박범계 등 잇따른 법무장관들과 그 추종자들의 정권적 압박에 피해자 코스프레 수혜를 받았지만, 차세대 지도자로서 여론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정권교체의 갈증은 늘고 야권 인물의 빈곤은 여전해서 새 인물 찾기에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의 패퇴 뒤 급격히 좌로 기울었던 운동장이 집권세력의 헛발질로 평형을 넘나들고 있고, 그 상황을 낚아챌 보수세력의 인물난이 지속되면서 자연히 희망의 초점에 맞춰진 것이다.

물론 그가 날아드는 공을 세련되게 포착한 것은 포수로서의 절묘한 대응과 판단이 주효해서이다. 그는 버티고, 참고, 공격하고, 포석하는 민완의 에이스였다. 무리하지도 않았고, 느슨하지도 않아 자연스러워서 호감을 모았다. 그러한 처세는 그의 축적된 내공에서 나온 듯하다. 고시 수험 과정에서 다져졌다는 평도 있지만, 그 전부터 가풍과 부모의 내림으로 형성된 성품과 가치관에서 비롯되었을 지 모른다. 고시에 계속 떨어지면서도 낙담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동료, 후배들과 교우했다는 후문이 그 한 증거이다.

원칙에 천착하고, 두려움을 떨치며, 물러서지 않고 끈질기면서 대범하다는 인상이 그의 장점이다. 또한 선량하고, 소탈해 보이면서도 맏형 같은 이미지도 쌓았다. 이러한 인상들은 정치공학에 찌든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신선하다. 특히 두려워하지 않고 끈질기다는 이미지는 용기 있는 투사로서의 강점을 각인시켰다. 소탈하고 선량한 인상은 넓적하고 꾸밈없는 편한 용모로 정치에 식상한 시민들에게 어필한다.

불굴의 인물상은 앞으로 맞닥뜨려질 정치계절, 특히 대선정국에서 반대세력의 파상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불식시킨다. 한국정치의 치졸한 흠집내기와 마타도어, 집중포화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진 정치 거목들의 예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대선 후에도 치열했던 대치의 후유증과 반대세력의 간단없는 공세, 그 하부 조직들의 그악스런 발목잡기를 처리할 강단에도 기대감을 준다. 포스트 대선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정경험의 미비가 지적되기도 하지만, 지도자가 모든 걸 잘 알아야 한다거나, 경험이 많아야 한다는 주장은 꼭 맞다고 볼 수 없다. 지도자가 박식하고 경험이 풍부하면 좋겠지만, “두뇌는 빌리면 된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표현까지는 아니라도 만기친람보다는 시스템으로 국정을 운영하면서 지휘와 비젼으로 굵직하게 펴는 큰 정치가 민주사회에서는 오히려 능률적이고 전향적이라는 게 통설이다.

조직과 자금에 대한 우려는 결국 야권의 제1 주자 국민의힘에 합류하면 풀리게 되므로 한국적 정치지형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다만 입당과 관련한 그의 잠재적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과거에 머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명분은 그에게 호재이다. 정권교체라는 대의와 여론의 홍수를 타면 Wagon Effect, 대세를 따라 지지세력이 늘어나는 현상을 누릴 수 있다. 일부 친박과 친이 계파의 저항은 예상되지만, 검찰의 직무상 피할 수 없었다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거세게 밀어낼 수 없는 방파제가 되고, 내부의 분란도 잠재워질 것이다.

그의 가장 두드러진 정치력은 언어의 구사에서 선보였다. 현대의 대중사회에서는 언어야 말로 가장 막강한 정치도구이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어디서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 하겠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주어진 책무를 이행하겠다” 라는 굵고 강한 표현으로 자신을 개념화하고 갈 길을 선언했다. 흔한 레토릭도 아니고, 사사로운 일이나 구차한 내용도 아닌 대의와 국가적인 큰 명제를 자신의 입장에 걸 맞는 진정성 어린 언어로 피력함으로써 스스로를 큰 인물의 반열에 올린 것이다. 군더더기성 언동은 지극히 절제해서 지도자적 언설이자 큰 그릇의 이미지를 심었다.

현대 사회과학의 태두로 불리는 막스 베버는 지도자의 덕목으로 크게 세 가지, 1. 사명감과 열정 2. 책임윤리 3. 양식과 판단력을 들었다. 정치인 윤석열은 위 세 가지에서 손색이 없다. 거기에 수하들을 거느리는 따듯한 기질과 리더십도 보였다. 그가 대권에 도전해서 성공하는 개연성이 많이 회자되지만, 혹 재수를 하든, 여가 되든 야가 되든 그만하면 우리 사회가 정치적 자산으로 아낄 만하고, 나름 역할을 하도록 더 키울 만한 인재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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