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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그것이 알고싶다'가 진짜를 알게 해줬다"

22일 방송된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방송후 반향커.. 경찰의 해명은 대부분 사실과 크게 달라..실험 결과도 사고당시 살수차의 살인적 위압 보여줘

이혜형기자 | 기사입력 2016/10/23 [18:05]

"SBS,'그것이 알고싶다'가 진짜를 알게 해줬다"

22일 방송된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방송후 반향커.. 경찰의 해명은 대부분 사실과 크게 달라..실험 결과도 사고당시 살수차의 살인적 위압 보여줘

이혜형기자 | 입력 : 2016/10/23 [18:05]
SBS 제공

SBS가 22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룬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방송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방송은 지난 2015년 11월 14일 쌀값 인상을 요구하며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던 농민 백남기 씨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지 317일만에 사망한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특히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KBS와 공영방송을 자처하는 MBC가 침묵하는 가운데 상업방송인 SBS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객관적 실험과 관련자들의 증언을 상세하게 다뤄 저널리즘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여론이 높다.

방송화면을 보면 당시 현장 동영상에서 백남기 농민은 밧줄을 잡기 위해 앞으로 나온 순간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고 수압이 세 쓰러져서도 쓸려나갈 정도였다.

당시 집회에 참석했던 한 취재진은 "물대포 쏘는 수압 소리 자체가 공포였다"라고 말했다.또한 사고 현장을 직접 촬영한 사진 작가는 "딱 조준해서 쏘고 쓰러지면 다시 이쪽 조준해서 쏘고 이런 느낌이었다"라며 "대중을 향해 쏜 게 아니고 오로지 타깃을 향해 슈팅게임 하듯이 쏴댔다"라고 전했다.
 
이후 공개된 사고 당시의 영상에서 물대포에 맞은 백남기 농민이 바닥에 쓰러지자 일부 시민들이 그를 구조하기 위해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물대포는 한참을 멈추지 않고 쓰러진 백남기 농민을 비롯해 구조를 하려는 시민들에게까지 직사살수를 퍼부었다.

SBS제공

이에 한 시민은 "그만해! 사람 쓰러졌다고 XX들아!"라며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얼굴에 피투성이가 된 백남기씨는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후송됐고 수술 직후, 의식은 단 한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지난 9월 25일 사망했다.

하지만 사망 직후 서울대병원 백선하 주치의는 "6일전부터 시작된 급성신부전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아 급성 심폐정지가 사망의 직접원인이 됐다"고 병사임을 주장했다.

한 전문의는 병사의 정의에 대해 "자연발생적인 노화, 암 따위"라며 "의사가 병사를 했다는 건 '원래 가만히 있어도 돌아가실 분이다'라고 쓴거다"라고 했다.  

경찰은 당시 상황에 대해 방향 조절을 하며 살수를 했다고 했지만 거짓말로 드러났다. 이날 시위도중 촬영된 영상을 보면 타겟을 향한 직사 살수로 보였다.

앞서 강신명 전 경찰총장은 직사살수의 경우 수압 15바 정도의 수준으로 선진국 수압보다 낮다고 강변했다.

이에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실제 3차원 거리 측정 기술 등을 통해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당일을 직접 재현했다.

제작진은 같은 물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경찰 살수차 호스와 똑같은 것을 준비하는 세심함을 보였고 크레인과 살수차 전문가들도 참가한 가운데 최대한 객관적 실험이 진행됐다.

살수차 직원은 물 수압이 14바라면 "사람이 제대로 맞으면 사람 살이 다 찢어져 나간다"고 했다. 실제 테스트를 하던 중 살수차 직원이 호수를 놓칠만큼 휘청이는 압력이었고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2차 안전정치를 한 뒤 다시 시뮬레이션했다.

SBS제공


모든 것을 사고당시와 비슷한 거리와 수압까지 재현했다. 책상이 부서져버릴 정도의 수압이었다. 물의 위력은 철제가 휠 정도였다. 1.5cm의 나무 판자도 산산조각이 났다. 뒤에 철판을 고정하고 댔어도 소용 없었다. 1.2톤 벽돌도 깨질 정도였다. 경찰 측에 따르면 강화 유리도 부서지지 않는 수압이라고 했지만, 실제 제작진이 행한 실험에선 강화유리가 처참하게 산산조각났다.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직후 뇌CT 영상을 본 윤일규 신경외과 전문의는 "골절이 아주 머리 중심부까지 생겼다. 충격이 굉장히 강하단 소리다. 추락, 높은데서 떨어져 얼굴을 부딪혔다든가, 달리는 차에 부딪힌 정도다"라고 했다. 최초 충격은 얼굴 왼쪽으로 시작돼 주된 골절이 생겼을거라고 전문의는 짐작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백남기 농민이 왜 당시 현장을 나가야 했는지를 봤다. 손주 재롱에 즐거워하는 백남기 농민의 생전 영상에서 그는 평범한 할아버지였다. 집회를 함께 하자고 한 건 이웃 지인이었다. 일한만큼 생산비를 받자고, 양로원으로 변해버린 농촌을 살리기 위해 집회를 하자고 했다.

백남기 농민이 집회에 참석하던 날은 17만원이었던 쌀값은 13만원대로 떨어진 날이었다. 집회당일 670여 대의 경찰차에 가로막혔고, 발포 비상령이 떨어져 살수차가 동원됐다. 백남기 농민 딸 백도라지 양은 "너무 무서웠다. 왜 거길 나가서 맞고 있느냐고 한다. 하지만 경찰한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리는 없다. 시위를 하고 싶어 하는 사라은 없다. 부당한 현실을 참을 수 없어 시위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MC 김상중은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엔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됐다. 1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이고자 했던 이유는 정부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회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며 경찰은 그 집회가 안전하게 진행될수 있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그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한 희생이 있었다면 그 죽음에 대해 사과하고, 누군가는 반드시 사과해야 할거다. 이 지극히 기본적인 것이 이뤄지지 않은 채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너무 먼 길을 돌아온다. 한 사람이 안타깝게 죽었다"라고 했다.

방송 직후 반향은 매우 컸다. SBS도 석연찮은 이유로 방송이 한 주 연기된 끝에 이날 방송됐지만 각종 SNS에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재방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재시청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경찰관계자들의 왜곡과 거짓 실험 결과에 분노하는 여론이 높았다.

한편 경찰은 방송 다음날인 23일 오전 서울대병원에 경력을 투입해 백씨의 부검영장 강제 집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유족과 투쟁본부의 거센 반발로 대치 끝에 3시간30여분 만에 현장에서 철수했다.

방송에 대한 경찰의 답은 부검영장 강제 집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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