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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등 MBC 예능PD들, "김장겸 사장! 이제 그만 웃기고 떠나라"

탄핵정국에서 선임된 김장겸 사장의 불공정, 편파성 지적하며 퇴진 성명,아나운서국에 이어

민하은 기자 | 기사입력 2017/06/23 [08:16]

김태호 등 MBC 예능PD들, "김장겸 사장! 이제 그만 웃기고 떠나라"

탄핵정국에서 선임된 김장겸 사장의 불공정, 편파성 지적하며 퇴진 성명,아나운서국에 이어

민하은 기자 | 입력 : 2017/06/23 [08:16]

 

▲ 무한도전 김태호 PD

‘무한도전’ 김태호 PD 등 MBC의 대표적 예능 PD들이 22일 성명을 통해 김장겸 현 MBC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MBC 예능 PD 47명은 이날 성명에서 “웃기기 힘들다”며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검열하는 거 진짜 웃긴다. 아무리 실력 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 지지리도 할 일이 없는 게 분명하다”며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아무리 시청률을 잘 뽑아도 멀쩡히 하던 프로그램 뺏긴다”면서 사측의 제작 자율성 침해 실태를 고발했다. 예능 PD들은 이러한 내부 분위기에 대해 “PD가 아니라 노예가 되라 한다”고 설명했다.

“밤새 일해도 남는 건 ‘엠빙신’뿐”

 MBC 예능 PD들은 또 “우리 꼬라지 웃겨 죽는다”면서 “좋은 예능 만들겠다며 젊음을 쏟아 달려왔는데 어느새 보람도 보상도 없는 곳에 서있다”고 자조했고, 이어 “회사는 시사교양국 없애고, 기자고 아나운서고 쫓아내고, 뉴스로 개그 하느라 정신이 없다. 회의실 편집실 촬영장에서 숱한 밤을 샜는데 남은 것은 얘기하기도 쪽팔린 이름 ‘엠빙신’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MBC를 대표하는 동료 PD들이 회사를 떠나는 상황과 관련해. “매일 예능 뺨치게 웃기는 뉴스만 만드는 회사는 떠나는 동료들 등 뒤에는 ‘돈 때문에 나간다’며 웃기지도 않는 딱지를 붙인다”며 회사의 책임과 행태를 비판했다.

예능 PD들은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라고 지적하며 김 사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김태호 PD를 포함해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무한도전’, ‘마이리틀텔레비전’, ‘나혼자산다’, ‘라디오스타’ 등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연출하는 PD들이다.

 MBC아나운서에 이어 대표 예능프로 PD들, 성명 통해 제작 자율성 침해 고발

이번 예능 PD 들의 성명은 MBC 아나운서국 소속 아나운서들의 성명에 이은 것으로 MBC 정상화를 위한 직원들의 노력 일환으로 나왔다.

 지난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선임된 김장겸 사장은 퇴진을 거부하며 반발하는 직원들을 징계위에 회부하는 등 전횡을 여전히 휘두르고 있다.

또 김 사장은 공영방송의 보도 공정성을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4월 김 사장을 ‘박근혜 정권 언론 장악 부역자’ 명단에 올린바 있다.

  [예능PD 성명]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기 힘들다.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
 검열하는 거 진짜 웃긴다. 아무리 실력 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 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 지지리도 할 일이 없는 게 분명하다.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아무리 시청률을 잘 뽑아도 멀쩡히 하던 프로그램 뺏긴다. 생각하지 말고, 알아서 검열하고, PD가 아니라 노예가 되라 한다.
 돈 아끼는 거 진짜 웃긴다. KBS, SBS는커녕 케이블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를 깎는다.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출연료 얘기하기가 부끄럽다. 늘 광고가 완판 되는 프로그램은 짐 싣는 승합차 한 대 더 썼다고 치도곤을 당했는데,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 억 씩 쏟아 붓는다.
 신입 못 받게 하는 거 진짜 웃긴다. 신입 공채는 막고 경력 공채는 기습적으로 열린다. 행여 끈끈해질까봐, 함께 손잡고 맞서 일어나 싸울까봐 경력직 PD들은 노동조합 가입도 못 하게 방해하며 누가 후배인지 언제부터 어떻게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얼굴들을 끝없이 늘려간다.
 우리 꼬라지 웃겨 죽는다. 좋은 예능 만들겠다며 젊음을 쏟아 달려왔는데 어느새 보람도 보상도 없는 곳에 서있다. 회사는 시사교양국 없애고, 기자고 아나운서고 쫓아내고, 뉴스로 개그 하느라 정신이 없다. 회의실 편집실 촬영장에서 숱한 밤을 샜는데 남은 것은 얘기하기도 쪽팔린 이름 “엠빙신” 뿐이다.
 웃긴 것 투성인데 도저히 웃을 수가 없다. 함께 고민하던 동료들은 결국 ‘PD다운 일터’를 찾아 수없이 떠났다. 매일 예능 뺨치게 웃기는 뉴스만 만드는 회사는 떠나는 동료들 등 뒤에는 ‘돈 때문에 나간다’며 웃기지도 않는 딱지를 붙인다.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
 웃기기 정말 힘들다. 웃기는 짓은 회사가 다 한다.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다.
 2017년 6월 22일 예능 PD
 강성아 권성민 권해봄 김명진 김문기 김선영 김윤집 김준현 김지우 김진용 김태호 김현철 노승욱 노시용 박진경 박창훈 선혜윤 손수정 안수영 오누리 오미경 유성은 이경원 이민지 이민희 이윤화 이재석 임경식 임남희 임 찬 장승민 장우성 정겨운 정다히 정윤정 정창영 조주연 채현석 최민근 최윤정 최행호 한승훈 한영롱 허 항 현정완 황지영 황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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